검찰이 벌금 254억원과 국세 및 지방세 147억원을 내지 않고 해외에서 도피 중인 허재호 대주그룹 회장에 대한 재산 추적에 나섰다.
광주지검은 20일 허 회장에 대한 벌금납부 집행 방법을 대검 국제협력단과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허 회장이 납부하지 않고 있는 벌금은 254억원이며 체납금액은 국세 123억원·지방세 24억원, 채무는 신한은행 151억원·신용보증기금 82억원 등이다.
허 회장이 소유하고 있는 국내 부동산 13건이 압류조치돼 이 중 8건이 공매가 이뤄졌으나 벌금 납부에는 배당되지 않았으며 나머지 5건은 감정평가가 이뤄지지 않아 공매 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다.
부동산 압류조치에 따라 허 회장에 대한 벌금형 3년 시효는 중단된 상태다.
이와 함께 검찰은 지난 2012년 6월 인터폴을 통해 허 회장에 대한 청색 공조수배를 내리고 입국 땐 통보하도록 조치했다.
청색수배는 소재지 등 신원 확인 정보를 위한 것으로 본국 송환 대상자를 검거해 소환하는 적색수배의 하위 개념이다.
검찰은 뉴질랜드에서 생활하고 있는 허 회장 소유의 재산을 파악하면 미국이나 캐나다에서 재산 압류조치를 한 사례가 있는 만큼 벌금납부를 집행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허 회장 가족의 소유 재산은 압류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다.
검찰은 허 회장이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뉴질랜드로 출국한 것은 이미 여권을 소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별도의 허가가 필요하지 않은 상황이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검찰이 허 회장을 불구속 기소한 후 출국금지 조치를 자진해 해제하고 추가로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은데 따른 비판은 피하기 어려울 전망이다.
검찰은 허 회장이 수사와 재판에 모두 성실히 참여했고 법원이 벌금형에 따른 1일 노역장 환형유치 금액을 5억원으로 산정해 벌금을 납부하지 않아도 49일만 수형생활을 하면 되기 때문에 도피할 것으로 판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검찰 관계자는 “벌금 미납은 범죄인 인도조약 대상이 아니어서 현재 허 회장 지인을 통해 자진귀국을 종용하고 해외 재산을 파악하는데 주력하고 있다”며 “재산 현황이 파악되면 벌금납부를 집행할 방침이다”고 밝혔다.
항소심 선고 직후인 지난 2010년 1월22일에 해외로 도피한 허 회장은 500억원대 법인세 탈루와 100억원대 회사돈 횡령으로 2011년 12월에 징역 2년6월에 집행유예 4년, 벌금 254억원을 확정판결 받았다.
/박문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