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군이 국보급 유물이 발굴되고 있는 고군면 오류리 해역에 해조류 양식을 허가해 논란을 빚고 있다.
더구나 수년째 발굴작업이 진행 중에 있고 문화재청의 중요문화재(사적) 가지정한 사실도 모른채 허가하면서 진도군 행정의 난맥상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18일 진도군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어촌계가 고군면 오류리 앞바다에서 다시마와 미역 등 해조류 양식을 위해 신청한 어업면허를 허가했다.

어촌계는 허가 이후 해조류 양식을 위한 시설물을 설치했으며, 오는 5월로 예정된 3차 유물발굴을 앞두고 철거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진도군 주민 정모(45)씨는 "진도군의 어처구니 없는 행정으로 보물 밭에 말뚝질을 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면서 "진도군의 비상식적인 행정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은 2000년전 토기와 최고급 청자, 임진왜란 당시 포환 등이 출토되면서 보물 창고로 일컬어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오류리 인근 해역의 가치를 인정해 2012년 10월 중요문화재(사적)로 가지정했다.

진도군이 면허를 허가한 4개월 이전에 이뤄진 행정조치지만 진도군의 허가부서는 이같은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문화재청은 역사적·학술적 보존 가치가 있다고 판단되는 유물에 대한 중요문화재 지정에 앞서 훼손 등을 막기 위해 가지정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진도군청 관계자는 "부서간 원활한 업무 협조가 되지 않아 문제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 "어촌계가 어업권을 포기하고 양식시설을 철거키로 합의해 5월 발굴작업 이전에 철거가 이뤄질 것"이라고 말헀다.

한편 오류리 해역은 남부지역에서 생산된 세곡(稅穀.세금으로 바치는 곡물) 등을 개경이나 한양으로 운반하던 주요 항로로 추정되고 있다.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실시된 1.2차 조사에서 삼국시대 초기의 토기를 비롯해 고려시대 청자류, 용무늬 청동거울, 임진왜란 당시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돌 폭탄인 석환(石丸) 등이 발견됐다.

또 명량해전에서 사용한 소소승자총통(小小勝字銃筒)과 고려청자 기린모양향로 등 국보급 유물들이 발굴된 보물창고라해도 과언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