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원양어선 한 척이 해양수산부로부터 어획증명서를 발급받지 못해 9개월째 공해상을 떠돌고 있다.
대서양 동남해역에서 ‘메로’를 잡는 500t급 원양어선 인성 7호다.
14일 당국에 따르면 인선 7호가 우루과이 몬테비데오에 입항하려 해수부에 어획증명서 발급을 요청해 왔지만, 아르헨티나의 배타적경계수역(EEZ)을 넘어 불법조업을 했다고 보고 발급을 보류하고 있다.
해수부는 인성 7호가 공해 인근 연안국인 아르헨티나 EEZ를 10여 차례 침범한 사실을 확인했다.
인성 7호에는 약 40억원의 메로가 실려 있는 것으로 추산된다.
남극해양생물자원보존 협약에는 메로는 자국(한국) 정부로부터 합법적인 절차에 따라 어획했다는 증명서를 발급받아야 한다.
정부가 불법조업으로 판단, 어획증명서를 발급해 주지 않을 경우 입항과정에서 모두 압수당하게 된다.
선사 측은 EEZ를 넘지 않았고, 아르헨티나 정부도 문제 삼지 않고 있는데 우리 정부가 자국 선박에 피해를 주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정부는 EU 등이 한국을 불법조업국(IUU)으로 지정하려는 마당에 문제의 선박에 대해 증명서를 발급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인성 7호가) 아르헨티나 EEZ를 11차례 침범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어선에 수산과학원에서 고용한 옵저버까지 탑승해서 침범기록과 조업내역까지 확인됐기 때문에 현재로선 어획증명서 발급은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지난 6월18일 아르헨티나에서도 선사 측에 ‘EEZ 침범 사실은 한국정부에서 판단하라’는 공문을 보내왔다”며 “이 상황에서 증명서를 발급하면 결국 불법을 눈감아 주는 꼴이 돼 외교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손해를 입지 않으려는 선사와 우리 정부의 유연하지 못한 행정으로 인해 인성7호는 위험한 항해를 계속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