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100일 잠못 이루는 피해 부모들

  • 즐겨찾기 추가
  • 2026.10.06(화) 21:22
탑뉴스
세월호 참사 100일 잠못 이루는 피해 부모들
“내 딸 왜 희생됐나” 답 못찾아 제대로 잠도 못자…노숙 불사 ‘특별법’ 제정 노력
  • 입력 : 2014. 07.23(수) 18:02
  • 편집팀
“밤에 자려고 누우면 하늘에서 지성이가 물어봐요. 아빠 오늘 뭐했냐고. 왜 거기 그러고 있느냐고. 자꾸 질문이 와요. 그래서 누울 수도 없고 잠들 수도 없어요…”
세월호 사고로 딸(17)을 잃은 문종필(53)씨는 22일 뉴시스와 만나 사고 후 잠을 이루지 못하는 이유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오남매를 둔 집의 가장인 그의 삶은 지난 4월16일 세월호 사고 후 180도 변했다.
문씨의 시간은 4월16일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 그는 아직도 처음 딸의 전화를 받은 그 날을 생생하게 기억했다.
“9시 6분. 잊을 수가 없죠. 지성이가 친구 전화를 빌려 전화를 했던 시간. ‘아빠, 배가 기울어’ 라고 하길래 처음엔 장난하는 줄 알았어요. 그런데 좀 있다가 또 ‘아빠, 배가 많이 기울었어’라고 하길래 그땐 뭔가 이상하다 싶어 TV를 켰어요. 막 여객선 사고 속보가 뜨고 있었어요. ‘뭔가 잘못됐구나’ 싶은 게 머리 끝부터 발끝까지 커다란 망치로 맞은 듯 전율이 흘렀죠. 바로 아내와 짐 챙겨 진도에 내려갔죠.”
한동안 생존자 명단에 있던 넷째 딸 지성이를 찾아 하수구까지 뒤졌지만 결국 주검으로 만나고 난 뒤부턴 그는 잘 먹지도, 푹 잠을 잘 수도 없게 됐다. 가슴에 납덩이를 얹어놓은 듯 답답한 날들이 계속됐다.
잠을 못자 푸석해진 피부는 볕에 그을렸고 건장했던 체격은 보기 안쓰러울만큼 앙상해졌다. 무엇보다 화목했던 가정과 평온했던 일상이 깨졌다.
“딸의 장례를 치른 뒤 사고 해역 주변을 안 다닌 곳이 없어요. 혼자서 사고 원인을 찾아보겠다고 낚시배를 사서 바다에 나가보기도 하고 산과 들을 헤메고 다녔어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 사고였고 지금도 몇가지 의문은 풀리지 않았어요. 그러고 나선 최근엔 전국으로 서명을 받으러 다녔어요. 수사권과 기소권 없는 특별법이 아니면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어려울 것이라는 생각에 시민들에게 호소하면서 전국 각지로 다녔어요.”
고속도로 휴게소 등을 돌며 시민들에게 특별법 제정 서명을 받은 문씨는 열흘 전부터는 국회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는 아내와 다른 유가족들을 돌보는 일을 하고 있다.
“실은 내가 했었어야 하는데 단식에 들어가기 전 날 복통 때문에 드러누우면서 아내가 고생하게 됐죠. 아내도 수술한 지 얼마 되지 않아 (단식)하면 안되는 사람인데… 저는 매일 아침 옆에서 모기장을 개고 건강을 체크하는 일을 해요. 돌봐주는 의사가 있긴 하지만 유가족의 상태는 아무래도 유가족이 잘 아니까…”
두 부부가 나와있는 동안 나머지 가족은 어떻게 지내는 지에 대해 물으니 그는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다 큰 첫째, 둘째가 동생들을 돌보고 있어요. 특히 얼마 전에 결혼한 둘째가 고생하고 있죠. 제일 걱정은 지금 고3인 셋째예요. 얼마 전엔 다른 엄마들이 모여서 단원고 고3 얘기를 하면서 입시 걱정을 막 하더라고.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생각해보니 우리집에도 고3이 있는거야. 이제 수시다 뭐다 원서를 넣을 땐데 잘하고 있는 지… 내일 사고 100일 끝나면 집에 잠깐 가볼 생각이예요” /김현진 기자
편집팀 tdh1234@naver.com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
칼럼
Trave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