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에 거주하는 직장인 A(47·여)씨는 지난 15일 B카드 결제 문자메시지를 보고 깜짝 놀랐다. 이달 카드사용 누적금액이 아무 이유 없이 늘었기 때문이다.
A씨가 전날까지 사용한 누적금액은 184만668원이었다. 이날 잡곡을 사고 결제한 4만3750원을 더하면 누적금액은 188만4418원이 돼야 한다. 그러나 카드사에서 보낸 문자메시지 누적금액은 217만8688원으로 29만4270원 많았다.
카드사에 문의한 A씨는 놀라 자빠질 뻔했다. A씨의 신용카드로 다른 사람의 통신요금이 결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8월부터 이달까지 무려 10달 동안 201만2070원이 결제됐다.
A씨는 B카드사와 요금을 대납 받은 C통신사 대리점에 항의했으나 이런 일이 발생한 이유를 듣지 못했다. 다만 C통신사 대리점에서 전액 환불하겠다는 약속만 받았다.
A씨는 “카드를 결제하면 휴대전화에 찍히는 문자메시지만 믿고 그동안 이메일 카드 명세서를 확인하지 않은 것은 내 불찰”이라면서 “하지만 고객 개인정보 보호에 철저해야 할 카드사와 통신사가 이런 상황을 만든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D(45·여)씨도 최근 비슷한 경험을 했다. E통신사를 사용하는 D씨는 4개월 동안 자신의 신용카드로 생면부지의 사람 휴대전화 요금을 결제해 주고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다.
D씨가 E통신사에 거세게 항의하자 회사는 전산 착오가 생긴 일이라고 해명한 뒤 전액 환불해줬다. 손해배상 차원에서 D씨의 휴대전화 요금 1개월 치도 면제해 주겠다고 했으나 분한 마음은 여전하다. 그는 “모르고 지나갔다면 계속 남의 휴대전화 요금을 냈어야 하는 것 아니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신용카드로 돈이 새는 일이 잇따르고 있다. 일반은행과 달리 신용카드사의 자동이체 승인 절차가 허술하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온다.
지역 시중은행 등에 따르면 자동이체는 직접 은행을 방문하거나 유선으로 본인이 신청해야 하며 반드시 ‘개인인증절차’를 거쳐야 한다.
그러나 카드사 대부분은 이동통신사에서 자동이체 신청이 들어오면 주민등록번호와 신용카드 또는 통장의 계좌번호만 일치해도 승인을 해준다. 본인인증 절차는 사실상 생략하고 있다.
통신사의 전산 입력 오류와 통신사 대리점간 과잉경쟁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하루에 수많은 개인정보를 입력하다보니 전산 상에서 오류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대리점이 보다 많은 수수료를 벌기 위해 고객에게 높은 요금제를 요구하는 과정에서 은근슬쩍 대리점이 보유한 다른 고객의 신용카드 정보를 입력해 요금 일부를 떠넘기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진 기자
편집팀 tdh1234@naver.com

2026.10.06(화) 21:2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