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암물질이나 독성이 함유된 방충제나 탈취제, 소독제 등 생활화학제품들이 시중에 대거 유통되고 있어 ‘제2의 가습기 살균제 사고’가 우려되고 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새누리당 주영순 의원은 18일 “환경부와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생활화학제품 미관리품목 현황을 분석한 결과 현행법상 관리되지 않는 품목이 9종, 1000여개 제품이 시중에 유통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실제 산업부 기술표준원이 방청제, 김서림방지제, 미생물 탈취제, 문신용 염료, 방충제, 소독제 등 6종 74개의 제품을 수거해 분석한 결과, 45.9%에 해당하는 34개 제품에서 발암물질인 폼알데하이드와 디클로로메탄, 가습기살균제 사고 함유물질인 메칠이소치아졸리논, 독성물질인 메탄올과 톨루엔, 중금속인 바륨과 크롬이 검출됐다.
특히 문신용 염료의 경우 18개의 제품 중 12개 제품에서 발암물질과 중금속이 동시에 검출됐고, 9개 제품은 아예 국제기준은 물론 기술표준원이 부처 협의중인 안전기준도 초과해 인체에 위해 우려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습기살균제 사고 후 정부는 생활화학제품의 관리를 환경부로 이관키로 했으나 19개 이관 대상 품목 중 약사법 등 개별법으로 관리하지 않는 품목이 11종에 달했으며, 특히 9종은 안전기준조차 없어 화학물질 위험에 노출돼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주 의원은 “제품이 출시된 지 몇 년이 지났음에도 어떤 물질을 얼마나 써야 하는지, 안전기준이 없는 것은 정부의 직무유기”라며 “서둘러 제도적 안전장치를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준안이 부처별로 제각각인 점도 문제여서 문신용 염료의 경우 산업부 기준안에는 발암물질인 6가크롬 0.2㎎/㎏ 이하로 명시돼 있지만 실상 산업부는 6가크롬이 아닌 총크롬으로 시장에 유통중인 제품을 분석했다.
특히 크롬과 바륨은 화장품법상 원료로 사용이 금지돼 있음에도 산업부의 안전기준안에는 버젓이 기준치가 명시돼 있는 점을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주 의원은 “산업부에서 조사한 물질 외의 물질은 여전히 제품 안에 함유돼 있는 셈”이라며 “소관 업무를 맡게 될 환경부에서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강성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