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희 “영화 ‘카트’ 우리의 현실 될 수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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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희 “영화 ‘카트’ 우리의 현실 될 수도 있어요”
마트 비정규직 ‘혜미’ 연기…사측 부당해고 맞서 싸우는 노조원의 애환 담아
  • 입력 : 2014. 11.03(월) 17:57
  • 편집팀
“사건을 파헤치고 사회를 고발하려는 영화가 아니에요. 그보다 중요한 건 공감이죠. ‘이런 상황이 있다. 이 현실은 우리의 이야기다’라고 말하는 게 ‘카트’가 취한 태도라고 봐요. 분노하자는 게 아니라 공감하자는 거죠. 여러분이 보고 있는 이 영화가 당신의 현실이 될 수도 있다고 말하는 거예요.”

영화배우 문정희(38)의 말처럼 ‘카트’(감독 부지영)는 공감을 위한 영화다. 마트 비정규직 직원의 투쟁기를 다룬 이 작품은 배경에 대한 설명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곧바로 본론으로 들어간다.
러닝타임은 사측의 부당해고에 맞서는 노동조합의 지난한 싸움과 노조원의 애환을 담는 데 대부분 할애한다. 자극적인 연출은 없다. 관객의 분노를 쉽게 불러일으킬 수 있는 주제이지만 ‘카트’는 다른 방법을 취한다. 이들의 현실을 과장 없이 보여준다. 현실은 늘 영화보다 잔인하다. ‘카트’ 제작진은 촬영장소를 빌리지 못해 세트를 지어야 했다.
문정희는 노조를 조직하고 투쟁에 앞장서는 ‘혜미’를 연기했다. 혜미는 영화의 태도와 가장 맞닿아 있는 인물이다. 합리적인 방법으로 협상에 나서고 현실을 두려워하지 않고 맞선다. 문정희는 “연기를 한 게 아니라 노조원이 될 수 있어서 행복하고 자랑스러웠다”고 했다. 영화와 캐릭터, 영화와 배우, 캐릭터와 배우가 혼연일체가 됐다.
“크게 고민하지 않았어요. 이런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게 반가웠죠. 명필름이 만든다니까 믿음이 가는 부분도 있었고요. 비정규직 문제가 상업영화 형태로 다뤄진 적이 없잖아요. 얼마나 좋은 기회예요. 관객과 더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공감할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죠.”
“‘카트’는 다큐멘터리가 아니라 극이죠. 극의 힘, 그 영화에 출연하는 배우의 힘은 어떤 사건을 수면 위로 올릴 수 있다는 거죠. 영화 ‘변호인’이 부림사건을 다시금 대중에게 각인시킨 것처럼 말이에요. 극 중 노조원으로 출연하는 배우들과 정말 동고동락했어요. 매일 마트 유니폼 입고 마트 직원처럼, 노조원처럼 지냈어요. 공감하겠다고 해서 하는 게 아니라 관객이 이 이야기에 설득됐다면 저희의 공감이 인정받은 걸로 생각해요.”
‘카트’에서 가장 인상적인 장면은 노조원이 모인 자리에서 한 명씩 앞으로 나와 자기소개를 하는 시퀀스다. 이들은 분명히 배우이지만 배우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는다. 마치 잠시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하다. 문정희가 말하는 ‘공감’이 바로 이 순간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른다.
문정희는 이 장면을 촬영하던 시간을 떠올리며 “실제로 참 많이 울었다”고 했다. 촬영한 분량은 영화에서보다 더 길었지만, 편집 과정에서 많이 잘려나갔다고 한다. 그는 “서로를 ‘누구누구 씨’ 혹은 ‘어떤 배우’, 영화에서처럼 ‘여사님’이 아니라 ‘언니’ ‘동생’이라 부르며 긴 시간을 함께 했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다”고 밝혔다.
“운명 같아요. 이런 작품을 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이죠. 이 영화가 제게 어떤 의미가 있을지 지금 당장은 알 수 없어요. 지나고 나야 알겠죠. 다만 지금 바라는 게 있다면 관객의 공감입니다. 제가 출연한 영화라서가 아니에요. 필요한 이야기잖아요.”









편집팀 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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