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오는 5일 21대 국회 개원 본회의 소집에 쐐기를 박으며 야당에 최후통첩을 했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여러번 강조했지만 국회법은 여야가 이미 합의해 만든 법”이라며 “법에 따라 국회 문을 여는 것은 협상과 양보의 대상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다시 한번 말한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 대표는 “국회법에 따라 오는 5일에는 의장단을 선출하도록 하겠다”며 “다음주는 상임위원회 구성도 완료하고, 3차 추경(추가경정예산) 심사와 각종 민생법안 심의에 착수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이어 “새로운 현상, 새로운 흐름이 보인다고 했는데 바로 이런 것도 그 중 하나”라며 “전체적으로 보면 개원국회부터 발목잡아서는 안 된다는 국민들의 열망이 전에 없이 높다”고 압박했다.
김태년 원내대표는 “주사위는 던져졌다”며 “5일에 국회 문이 활짝 열리면 법을 지키지 않는 정당이 아무리 아우성친다 하더라도 일하는 국회를 위한 개혁의 발걸음은 잠시도 멈출 수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 원내대표는 야당의 원구성 협상 요구에 대해선 “21대 국회는 과거의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청산하는 정치대혁신의 역사적인 전환점이 돼야 한다”며 “정쟁 때문에 국회를 멈춰세우고 타협해선 안 된다. 그것은 협치가 아니다”라고 일축했다.
박주민 최고위원은 야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체계·자구 심사권 폐지에 강력 반발하는 데 대해 “체계자구 심사권의 부작용이 21대 국회에서 계속돼선 안 된다”며 “법의 허용 범위를 넘어서 체계·자구 권한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용납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이형석 최고위원은 “김종인 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은 취임 일성으로 통합당이 진취적인 정당이 되게 한다고 했다”며 “21대 국회가 법을 지키는 준법국회로 거듭나는 것이야말로 시대와 함께가는 일이다. 새롭게 출범하는 통합당은 부디 법을 지켜서 법이 정한 날짜에 개원하도록 협력해달라”고 촉구했다.
미래통합당이 5일 개원을 강행할 경우 3차 추가경정예산(추경) 처리에 협조할 수 없다고 으름장을 놓은 데 대해선 성토 릴레이가 이어졌다.
박광온 최고위원은 “국민의 삶을 지렛대로 삼아 정치적인 이익을 추구하는 행위”라며 “국민의 요구는 법 원칙과 상식 안에서 대화와 타협을 바라는 것이지 관행과 전례로 국민의 뜻을 무시하라는 것이 아닐 것”이라고 했다.
설훈 최고위원은 “3차 추경은 민생위기 극복을 위해 국회에서 신속히 처리해야 한다”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해 긴급히 처리해야할 예산마저 발목잡는 건 민생을 볼모로 당리당략을 챙기는 낡은 정치의 반복”이라고 비판했다.
남인순 최고위원은 “21대 국회가 법정시한 내 개원하고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되면 신속히 심사에 착수해 6월 안에 통과되도록 통합당에 전향적인 자세를 촉구한다”고 했다.
회의 도중 지난해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법 기권표를 이유로 징계 처분을 받은 금태섭 전 의원 파문과 관련해 소신 발언이 나오기도 했다.
당내 소장파인 김해영 최고위원은 “당론에 따르지 않은 의원의 직무상 투표행위를 당론 위반에 포함시켜 징계할 경우 헌법 및 국회법과 충돌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최고위원은 ‘국회의원의 양심에 따른 투표’를 규정한 국회법 제114조의 2 조항을 거론한 뒤, “이번 문제는 금 전 의원 개인 문제에 국한하는 것이 아니라 정당 민주주의 하에서 국회의원의 직무상 양심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의 문제”라며 “당 윤리심판원은 금 전 의원의 재심을 심판하는 데 있어서 헌법적 차원의 깊은 숙의를 해줄 것을 요청드린다”고 주문했다.
임시회 소집요구서가 제출됨에 따라 오는 5일 본회의는 개회 수순에 들어갔으나, 이해찬 대표와 김종인 위원장의 오전 회동에서 여야간 극적 타결이 이뤄질 수도 있어 정치권에선 회동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