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청사 폭파에 이어 16일 문재인 대통령의 대북 특사 파견 요청 사실까지 공개하며 비난 수위를 높이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금도'를 넘었다며 한목소리로 규탄했다. 다만 이번 사태의 원인과 해법을 놓고는 의견이 분분했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판문점선언 상징을 폭파하는 북쪽의 행동은 금도를 넘었다고 판단된다”며 “북쪽이 더 이상의 도발을 중지하고 즉각 대화에 나설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부는 현 상황의 발단이 된 전단 살포를 엄격하게 다루라”고 당부했다. 일련의 사태가 탈북민 중심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살포에서 촉발됐다고 진단하고 있음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같은 당 소속의 민홍철 국회 국방위원장은 이날 오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상당히 빠르게 또 계획적으로 되고 있는 걸 보면 오래전부터 어떤 계획적인 게 있었지 않았는가 싶을 정도”라며 해석을 달리했다.
이어 “단순히 어제오늘에 급작스럽게 결정된 것으로 보기 어렵다. 그동안 하나의 치밀한 계획, 일정이 있지 않았을까”라며 “대북전단 살포, 그걸 계기로 해서 하나의 명분으로 꼬투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사태의 근본 원인은 대북전단 살포가 아니라 다른 데 있다는 것이다.
이날 페이스북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대북특사 파견 필요성 등 정부의 대응 방식에 대한 의견이 다양하게 올라왔다.
당권주자인 김부겸 전 의원은 “상황이 꼬일수록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만나야 한다”며 “달려오고, 달려가 주십시오”라고 썼다. 박지원 전 의원도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에 특사파견을 통보한 것은 아주 잘한 일”이라며 “대북특사 파견 요청은 계속 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이석현 전 의원은 “지금 정상회담을 말하는 분은 상황을 잘못 읽고 있는 것”이라며 “삐라 근절 후에는 대북특사 검토할 수도”라고 썼다.
대응 수위에 대해 민주당 김경협 의원은 “정부가 '강력대응' 따끔하게 경고했으니 우리 갈 길 의연하게 가자”라고 했다. 같은 당 윤건영 의원도 “속에서 천불이 난다. 까맣게 타들어간다”면서도 “다시 시작한다는 각오로 해내겠다”고 다짐했다.
반면 같은 당 조응천 의원은 “오늘의 도발에 대해 제대로 문제 삼지 않고 재발 방지 약속 및 응당한 사과를 받지 않은 채 유야무야 넘어갈 수 없다”며 “만에 하나 그렇게 해서 남북관계를 단기적으로 개선해본들 진정성도 지속가능성도 인정0받을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그러면서 “이제 우리 정부는 엄정한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단호하게 북한의 도발을 꾸짖고 북의 잘못된 행태를 고치겠다는 결기를 내보일 때”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