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05.19(일)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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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면은 암을 유발할 수 있는 위험한 물질로 알려지게 되면서 2009년부터는 석면에 대한 사용이 전면 금지되었지만, 석면은 아직 우리가 생활하고 있는 다양한 시설과 환경들에 존재하고 있으며 침묵의 살인자처럼 우리의 건강을 보이지 않게 조금씩 갉아먹고 있다.
석면은 한때 기적의 물질로 불리던 시절이 있었다. 가격은 저렴하지만 가지고 있는 여러 장점들 때문이다. 열과 추위를 잘 견디고, 전기에 통하지 않고, 화학적으로도 안정한 특성을 지니고 있어 건축자재 중 단열재, 절연재 등으로 널리 사용되었다. 석면을 이용한 제품은 천장재, 시멘트, 파이프, 브레이크 라이닝 등을 비롯해 소방관의 보호복, 헤어드라이어, 토스터, 베이비파우더, 담배필터 등 약 3천~4천 종류에 달하며 아직도 우리 주변에 남아 있다.
석면은 섬유상의 형태를 갖는 규산염 광물의 일종으로 천연 자연 광물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석면광산은 충남 홍성군 광천읍에 위치해 있다. 1980년대까지 채광이 진행되었고, 1970년대 새마을운동은 전국적으로 석면 슬레이트 소비를 증가시켰고, 급격한 산업의 발달도 석면 사용량을 폭발적으로 증가시켰다.
선진국의 경우 석면의 위험성이 드러나자 1980년대부터 소비를 급격히 줄이는 동안 우리나라에서는 소비가 오히려 늘어났다. 1994년에만도 8만5천톤을 수입하여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석면을 많이 수입하는 나라로 기록되기도 했다.
석면을 크게 확대해서 보면 아주 작은 미세 섬유 입자 형태로 띄고 있다. 이러한 구조적인 특성 때문에 대기 중에 부유하는 석면 입자가 우리 호흡기계 깊숙이 침투하게 되고 이에 따른 건강상의 문제를 발생하게 된다.
만약 장기간 석면에 노출될 경우 가볍게는 흉막질환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폐암과 악성중피종과 같은 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이 같은 질병이 발생하기까지 잠복기가 10년에서 길게는 40년까지 나타나기 때문에 침묵의 살인자라고 불리고 있다.
석면으로 노출이 가장 많은 집단은 아무래도 직업적인 노출로 인한 근로자이다.
슬레이트 제조업에 종사한 근로자에게서 발생한 폐암이나, 석면방직공장의 근로자에서 발생한 악성중피종 발생 사례와 같은 석면 직업병 사례들이 다수 보고되고 있다. 그뿐만 아니라 석면공장 근로자의 가족들에게도 석면 질환이 발생한 사례도 있었다. 오염된 작업복을 그대로 집으로 입고 옴으로 인해서 함께 생활하는 가족들이 노출되었고 그로 인해 폐 질환이 발생한 사례이다. 또한, 석면 노출로 인한 폐암 발생을 더욱 높여주는 요인은 흡연이다.
석면 취급 근로자가 흡연까지 할 경우에는 폐암 발병률이 더욱 높아지기 때문에 여러모로 금연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처럼 석면으로 인한 직업병 발생은 긴 잠복기 탓에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석면 노출 업무에 종사한 근로자의 경우 업무상의 재해 인정 기준에 따라 직업적으로 장기간 노출로 인해 석면폐증이나 악성중피종 및 폐암이 발생한 경우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고 있다.
문제는 직업적인 노출이 외에 일반 국민들의 일상적인 노출로 인해 나타날 수 있는 건강 영향에 대한 부분이다. 일반 국민의 경우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일상생활에서 석면이 노출될 수 있으며, 그로 인해 폐암과 같은 질병이 발생한다고 하여도 개인의 건강관리 문제등의 본인의 탓으로만 생각하고 넘어가게 될 것이다.
침묵의 살인자와도 같은 석면은 긴 잠복기를 거쳐 앞으로 더 많은 피해자를 발생시킬 것이다. 최근에는 석면 노출 피해자 지원을 위한 ‘석면피해구제법’ 개정안이 발의되었다. 현재는 석면피해자를 지원하기 위한 요양급여나 요양생활수당 등의 구제급여를 지원하고 있으나, 일상생활이 어려운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수단으로는 미흡한 수준이다. 이에 심각한 피해를 입은 피해자들을 지원하기 위한 간병비 항목을 추가함으로써 건강악화로 인한 어려움을 해소 시켜 주는 실질적인 도움이 필요하다. 또한, 광산이나 공장 등 석면 피해가 잦은 지역의 경우 꾸준한 조사와 관리를 통해 추가 피해자들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것이 중요하며, 앞으로도 석면 피해 지원을 위한 다양한 정책 개발을 위한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