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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이 줄곧 국회의원을 맡았던 야당 텃밭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 서갑원 전 국회의원을 외면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충복 ‘이정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을 1만여 표라는 큰 표차로 국회의원에 당선시켰다.
야권의 심장 호남에서 보수여당 후보의 당선은 1985년 마지막 중선거구제로 치러진 제12대 총선 이후 29년만이며 소선거구제가 도입된 1988년 제13대 이후로는 단 한명도 없었다.
이 같은 강한 야권 성향이 어떻게 하루아침에 바뀔 수 있었는지, 순천과 곡성이 전통적 지지의 야당을 버리고 왜 여당인사인 이정현을 선택했는지에 대한 궁금증이 이는 대목이다.
특히 세월호 참사와 대선 공약 파기 등 ‘정권 심판론’의 거대 물결 속 초유의 이변 연출이 가져다 주는 의미는 새롭게 떠오른다.
유권자 2만6800여 명의 곡성군은 이정현 당선인이 태어나 자란 고향이기 때문에 선거 초반부터 이 당선인을 밀어주는 분위기가 강했다. 실제로 70%대의 표를 주는 등 각별한 애정을 보냈다.
하지만 유권자의 90%(21만5400여 명)가 몰려 있는 순천시는 이 후보가 중학교를 졸업했을 뿐 별다른 연관성을 갖지 못하고 있다.
그렇다면 순천시민의 이정현 선택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선 먹고사는 문제가 매우 중요했다는 인식이 엿보인다.
순천정원박람회장의 국가정원지정과 순천대 의대 유치 등 눈앞의 현안이 해결돼야만 지역경제 발전으로 이끌 수 있다는 연결고리가 당리당략을 떠나 시민들의 마음을 쥐었다고 볼 수 있다.
결코 집권여당인 새누리당이 좋아서가 아닌 이정현이라는 인물이 그동안 소외됐던 경제가치와 이익을 조금이나마 가져다 줄 수 있다는 기대심리가 작용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 사후 여전히 지속된 야당의 패권 정치는 지역민에게 많은 것을 안겨주지 못했다는 인식도 팽배했다.
또 순천이 사상 첫 여당 후보를 선택함으로써 ‘정치적으로 자유로운 생각을 가진 도시’라는 기존의 인식도 재확인됐다.
순천은 민주당 후보였던 노관규 전 순천시장을 외면하고 통합진보당 김선동을 국회로 보낸 바 있다.
이후 2014년 7월30일 여당후보까지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은 보수 성향이 강한 것이 아닌 자유로운 진보성향의 도시성격과 진보적 시민의식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사통팔달의 순천시는 현재 원주민이 40% 남짓하고 나머지는 60%는 여수와 광양, 고흥 등 타 도시출신이 거주하고 있다.
때문에 변화를 두려워 하지 않고 민주당, 통합진보당, 새누리당 등 도시발전 기대와 시대에 맞는 진보와 보수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과정을 볼 때 시민의 목소리에 가장 귀 기울이는 정치인을 선택했다는 것도 향후 정치적 경각심을 불러 일으킬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서갑원, 노관규 등 순천을 텃밭으로 연긴 정치인들의 해묵은 갈등과 다툼이 더이상 보기 싫다는 시민의 뜻도 메아리로 작용했다.
반면 이정현 당선인의 독특한 선거 전략은 시민들의 표심을 잡기에 충분했다.
이 당선인은 선거내내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머슴임을 자처했다. 저래서 될까 하는 우려가 일기도 했으나 숨죽이고 지켜보는 눈이 많았다.
‘일하고 싶다, 미치도록 일하고 싶다, 일단 믿고 종으로 한번 써달라’면서 1년8개월짜리 국회의원직을 위해 눈물로 호소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서갑원 후보가 ‘정권 심판론’을 내걸고 야당 지도부가 매일 돌아가면서 순천을 융단폭격 할때도 이 당선인은 시장통을 돌며 나홀로 선거 운동에 나섰다.
만약 새누리당도 지도부가 총 출동했으면 어찌 됐을까. 이어지는 상황은 별반 좋을 게 없을 것이라는 견해가 많았다.
당대당의 전략적 구도를 철저히 외면한 채 오직 인물로만 승부를 했던 이 후보의 전략이 오히려 효과적이었다는 것이다. 이 당선인 또한 철저하게 당과 대통령이 부각되는 것을 차단했고 나홀로를 바라보는 동정표에도 몸을 맡겼다.
다만 처음부터 줄곧 주장했던 ‘예산 폭탄’론은 야당의 강한 반박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먹혀 들었다. 순천과 곡성군민들이 간절히 원하는 것이 바로 그것이었기 때문이다.
이 당선인은 박근혜 대통령의 충복이지만 이번 선거에선 대통령의 효과를 보지 못했다.
유권자들의 판단 가운데는 대통령의 마음을 갖고 있기 때문에 현안사업을 잘 해결할 것이라는 주장과 대통령의 지지를 받지 못할 것이라는 의견이 엇갈리기도 했다.
사전투표일 이정현을 찍었다는 한 야당지지자는 “지금까지 단 한번도 2번에서 벗어난 적이 없는데, 이번엔 1번을 찍게 되더라”며 “지역을 위해 일할 사람을 골랐다고 생각했다”고 투표 상황을 언급했다.
모두가 2번에 자연스럽게 손이 갔던 그간의 투표 성향이 이번엔 완전히 뒤바꼈다.
하지만 일부 젊은층은 “돈에, 예산 폭탄론에 우리의 미래를 무작정 맡길 수 없다”면서 자존심론을 강조하기도 했다. 돈 가져다 준다니깐 표를 줬다는 말이 죽어도 듣기 싫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픈 국민 감정이 채 가시기도 전에 호남에서 여당에게 면죄부를 주게된 것이 부끄럽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권의 대선 공약 파기, 호남 차별, 연이은 실정 등 난제들이 남아 있음에도 야당텃밭마저 여당세에 넘어간 것이 못내 아쉽다는 시민들의 볼멘소리도 여기저기 나오고 있다.
지역민들은 이 당선인이 1년8개월간의 국회의원직을 수행하면서 지역을 위해 호남의 인재를 지키면서 많은 일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지한 시민들은 이 기간 민주당과 통합진보당, 새누리당을 넘나드는 자유로운 진보성향의 순천시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충분히 알아가야 하며 새누리당 보다는 인물을 보고 뽑아준 순천 시민과의 철저한 교감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았다.
/송우영 기자
편집팀 tdh1234@naver.com

2026.10.05(월) 1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