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증선 인가 과정에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기소된 전 항만청 간부들이 항소심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광주고법 제6형사부(부장판사 서경환)는 23일 오전 특정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5년·벌금 7000만원 등을 선고받은 전 인천항만청 과장 박모(60)씨에 대한 원심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박씨와 함께 기소(뇌물수수)돼 1심에서 징역 2년·벌금 2500만원을 선고받은 전 인천항만청 팀장 김모(61)씨에 대한 원심도 깨고 무죄로 판단했다.
이들에게 뇌물을 제공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청해진해운 전 간부 박모(74)씨와 송모(54)씨에 대해서도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뇌물수뢰자로 지목된 박씨와 김씨는 수사기관, 원심 및 항소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뇌물수수 사실을 일관해 부인했다”고 말했다.
또 “뇌물공여자로 지목된 청해진해운 전 간부 박씨와 송씨의 검찰 진술 이외에 항만청 전 간부 박씨와 김씨의 뇌물수수 사실을 직접 뒷받침할 만한 금융자료도 발견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청해진해운 전 간부 박씨와 송씨는 수사기관의 회유, 심리적 압박감 등 때문에 허위로 자백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검찰 조사 당시 뇌물 공여에 대한 자백 진술을 번복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판부는 “박씨와 송씨는 구속 이후 대부분 자정 무렵 또는 그 다음날까지 조사를 받고 자정이 지나 교도소에 복귀했다”며 “이들이 세월호 침몰 사고로 인한 부담감, 인신 구속 등으로 인한 정신·육체적 압박감의 상태에서 검찰 조사를 받다 검찰이 원하는 방향으로 허위의 진술을 했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청탁의 대가로 뇌물공여를 지시한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1년6개월을 선고받은 청해진해운 대표 김한식(72)씨에 대한 원심도 깨고 무죄를 선고했다.
청해진해운 전 간부 박씨와 송씨의 뇌물공여 부문에 대해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이들의 또다른 혐의는 일부 인정,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박씨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추징금 464만원을 선고했다.
송씨 역시 징역 1년6개월에 집행유예 3년(1심 징역 2년), 추징금 4592만원에 처했다.
재판부는 이들과 함께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돼 1심에서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벌금 300만원을 선고받은 장모(58) 전 인천해경 과장에 대한 원심을 깨고 징역 4월에 집행유예 1년, 벌금 100만원, 추징금 31만6700원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돼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2년 등을 선고받은 인천해경 이모(43)씨에 대해서는 선고를 유예했다. /신현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