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정 부지, 투자 규모, 운영 방식은 물론이고 심지어 실무 부서까지 업체측 사정에 따라 변경되거나 조정이 이뤄지고 있어 시는 투자백지화를 우려해 속앓이를 하면서도 지역 경제와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 ‘쿠팡 잡기’에 행정력을 모으고 있다.
25일 광주시에 따르면 시와 쿠팡은 지난해 9월4일 시청 비즈니스룸에서 진곡산업단지에 쿠팡 호남권 물류기지 설립을 골자로 한 투자협약을 체결한다. 협약식에는 윤장현 시장과 쿠팡의 헨리 로우 수석부사장, 김철균 부사장, 가교 역할을 한 정용화 전 청와대 비서관이 나란히 참석했다.
진곡산단 5만3531㎡ 부지에 600억원을 투자해 2017년까지 호남권 거점 물류기지를 건설하고, 물품 집품에서 포장, 검수, 배송까지 1000∼1300명의 신규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고 시와 쿠팡은 밝혔다.
협약 당시 쿠팡은 1조5500억원에 달하는 해외자본을 갓 유치하며 ‘로켓 배송’을 기반으로 전자상거래 모바일앱 이용자수 3년 내리 1위, 모바일앱 내려받기 2500만 건을 넘어서며 국내 이커머스 대표기업으로서의 독보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던 터라 시의 기대감은 남달랐다.
윤 시장도 “쿠팡의 소비자를 넘어 파트너로서 일하게 돼 기쁘고 무엇보다 청년들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해 줄 수 있게 돼 감사하다”며 “시가 할 수 있는 모든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화답했다.
그러나 지난해 7월 시의 투자제안서 제출과 쿠팡과의 9월 협약 이후 진척된 내용은 사실상 거의 없는 실정이며, 오히려 쿠팡이 내부 사정 등으로 실질 투자에 주저하면서 예정부지는 물론 사업 기본계획도 변경됐다.
당장 3.3㎡당 124만원으로 공업 용지보다 30% 가량 비싼 데다 당초 물류기지보다 확대된 개념의 풀필먼트 네트워크로 조성키로 하면서 초기 투자 비용이 많이 들게 돼 단기 실행보다는 중장기적 과제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실무팀도 물류팀에서 대외정책팀으로 교체됐다.
접근성과 거주 편의, 저렴한 부지 등도 선결 과제지만, 무엇보다 매출 부진도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는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2014년 1200억원대 영업 손실에 이어 지난해에도 적잖은 규모의 적자를 본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동성 위기설이 제기됐고, 이를 메꾸기 위해 인천과 경기 물류센터 매각설까지 나돌았다.
쿠팡 측은 시와의 실무 논의에서 ‘인천과 경기 덕평물류센터가 4, 5월 완공되고 나면 광주는 수도권 이남으로는 첫번째 거점기지가 될 것’이라고 거듭 밝혔지만 주변 여건이 녹록치 않아 실질투자에 차질을 빚는 건 아닌지 우려감이 커지고 있다.
시 전략산업본부 관계자는 “쿠팡의 광주진출은 지역 경제에 생기를 불어 넣고, 이커머스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중차대한 전환점이 될 수 있다”며 “당초 밑그림이 변경되고, 대내외 여건이 여유롭진 않지만 쿠팡이 위기를 극복하고 당초 약속대로 광주에 ‘희망의 씨앗’을 뿌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또 “새로운 부지를 물색하고 다양한 인센티브를 마련하는 동시에 다음달 중으로 쿠팡 실무진들을 다시 만나 큰 틀의 그림을 다시 그려볼 예정”이라며 “끝까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접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효성 기자
편집팀 tdh1234@naver.com

2026.10.06(화) 17: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