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지역 교육계가 유례없는 대혼란을 겪고 있다.
초등 돌봄과 방과후교육은 물론이고, 고3 수험생, 대학생까지 일찌기 경험해 보지 못한 교육대란 속에 저마다 최선의 방안을 모색하느라 분주하다. 정부에선 추가 개학 연기를 고민 중이고, 사설학원들도 휴원을 놓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1일 광주·전남 교육계에 따르면 지난 1월20일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환자가 나온 후 40여 일 만에 광주·전남 10여 명을 비롯해 전국적으로 3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쏟아지면서 교육현장은 액면 그대로 올스톱됐다. 모든 유치원과 초·중·고등학교의 개학을 당초 3월2일에서 9일로 1주일 우선 연기했으나, 현장의 혼란은 곳곳에서 표면화되고 있다.
당장 유치원과 초등의 경우 긴급돌봄 서비스를 실시키로 했으나 정작 일선 학교에서는 제대로 된 지침을 마련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맞벌이 부부를 위한 가족돌봄 휴가와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도 권장되고 있지만 민간기업체 등에 강제할 수 없는 노릇이어서 녹록치 않다.
겨울철 석면공사를 인한 돌봄공백도 지역아동센터의 ‘정원외 수용금지’ 방침 등과 충돌해 논란만 낳았다. 초등 방과후학교도 수강일수 부족 등을 놓고 환불 여부가 고민거리다.
중·고등학교에서는 개학 연기에 따라 중간고사와 기말고사, 여름 방학일이 차례로 순연되고 수업일수 또는 방학일수가 짧아질 수밖에 없어 학사 일정 조정에 애를 먹고 있다. 과제물도 인터넷을 통해 제공되고, 평가도 인터넷이나 유선상으로 이뤄지고 있다.
특히 대입 수능을 앞둔 예비 고3들은 SNS에 담임 중심으로 단체 대화방을 개설·운영하는 등 면학과 진학 지도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 단톡방을 통해 전국연합고사와 수능모의평가, 수능기출문제 등을 과제로 제출해 학업역량을 스스로 점검토록 하고 있다.
또 EBS 수능특강과 같은 EBS연계 교재를 매일 학습할 수 있도록 과목별 일일 해결목표를 제시하고, 결과물을 일일이 확인하고 있다.
A고는 일일학습계획을 수립해 카톡으로 제출토록 하고 매일 자신이 세운 학습계획을 달성했는지 점검하고 있다. B고는 프린트물 외에 학교 홈페이지에 교과별 과제를 제시해 학습을 독려하고 있다. C고는 매일 아침 일과시작 여부를 단톡방에서 체크토록 하고 오후나 저녁에 과제수행을 일일이 점검하고 있다. D고에서는 교과학습 외에도 전공 관련 도서 목록을 영역별로 제시해 개학 후 독후감을 내도록 했다.
우재학 시교육청 중등교육과장은 “개학 연기로 고3과 학부모들의 염려가 클 것으로 보고 일선 학교들과 협조해 학습 결손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설 학원도 혼란이다. 광주의 경우 전체 학원과 교습소 4741곳 가운데 절반 가량인 2124곳(44.8%)가 지난달 24일부터 3일 또는 5일 휴원에 들어갔고, 전남에선 3380곳 중 666곳이 운영을 일시 중단했다.
광주의 한 대형 학원 관계자는 “아이들의 보건 안전과 감염병 예방이 최우선 과제여서 내부논의 끝에 닷새간 휴원을 결정했었는데, 코로나19가 진정되지 않아 연장 여부가 커다란 고민”이라며 “여러모로 힘들고 답답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대학들은 오락가락한 정부 정책으로 혼란이다. 졸업식과 입학식 자제를 당부했다가 뒤늦게 허용한 데 이어 대학들이 중국인 유학생들 입국에 대비해 거액을 들여 만반의 준비를 마친 시점에서 휴학을 권고하고 개학을 연기하더니 중국정부와 유학생 출국 자제에 합의하면서 현장에선 혼선이 만만찮다.
대학들은 일련의 정책들이 정부의 교육적, 외교적 고육지책인 점을 인정하면서도 “솔직히 힘들다”며 속내를 감추진 못하고 있다.
한 대학 관계자는 “지난 한 달이 1년보다도 긴 것 같다. 혼란스럽다”며 “휴학도 그렇고, 재출국도 그렇고 모두 권고일 뿐인데, 대학 입장에서는 교육부 안을 따를 수 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하소연했다.
이런 가운데 교육계 일각에선 국내 코로나19 상황을 두고 ‘3∼4월 절정설’, ‘확진자 1만명설’ 등이 국내·외 전문가와 분석기관으로부터 잇따라 나오면서 “교육대란이 길어질 수 있다”는 조심스런 분석도 나오고 있다.
지역 교육계 한 관계자는 “학교는 감염병 방지의 마지막 보루나 다름 없다”며 “코로나19가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번지거나 대구·경북을 벗어나 전국적으로 지역 감염이 확산될 경우 대학은 한 학기 전체를, 유·초·중·고는 1∼2주일 더 개학(개강)을 늦출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옥균·한영구 기자
편집팀 tdh1234@naver.com

2026.10.05(월) 1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