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의 한 예방접종센터에서 관리 직원의 실수로 화이자 코로나19 예방 백신 1000여명분이 14시간 가량 상온에 장기 방치돼 전량 폐기한다.
지난달 30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께 북구 예방접종센터에서 보건소 백신 담당 직원이 상온 해동 중인 화이자 백신을 제때 냉장고에 넣지 않았다.
직원은 접종 예정분에 해당하는 화이자 백신 172바이알(vial·주사용 유리용기)을 냉동고에서 꺼내 이동형 선반으로 옮겨 해동 중이었다.
직원은 보관 장비 사용일지와 온도 기록지를 작성하다 깜빡 잊고, 규정상 해동 시간 30분을 넘긴 뒤에도 냉장고에 넣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상온에 방치된 지 14시간여 만인 이날 오전 8시께 관련 사실을 파악한 보건소는 질병관리청 백신유통관리팀에 사고 경위를 보고했다.
질병관리청은 ‘해당 백신은 사용할 수 없다. 대체할 백신 물량을 다시 배정하겠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졌다.
화이자 백신은 1바이알 당 6명이 접종 가능한 만큼, 폐기 물량은 1000여명 분으로 추산된다. 다만 현재 접종센터 내 보관 백신으로 이번주 접종 일정은 차질 없이 진행될 예정이다.
광주시 방역당국은 백신 관련 사고에 엄정 대응하겠다며 재발 방지 대책을 약속했다.
김종효 광주시 행정부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있어서는 안 될 일이 발생했다. 화이자 백신 보관 온도 이탈 사고에 대해 엄정 대응하고 재발 방지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시는 백신 관리 지침을 재정비해 현장 관리자가 정확히 숙지하도록 교육하고 현장 점검을 한층 강화하겠다. 또 백신담당자 2인 체계 운영을 확대하고 일일 체크리스트 확인·보고가 정확히 이뤄질 수 있도록 조치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화이자 백신은 냉동 보관하다가 상온에서는 30분 내에 접종해야 한다. 냉장 보관은 최장 5일까지 가능하다.
/명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