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키나와 부근에서 발생해 한반도를 향하고 있는 제9호 태풍 ‘종다리’가 오는 20일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제주도와 남부지방에는 최대 100㎜의 많은 비가 내리겠으나 더위가 꺾이진 않을 전망이다. 오히려 습도가 올라 체감온도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기상청은 19일 수시 예보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3시께 제9호 태풍 ‘종다리’ 발생이 선언됐다”며 “이날 오전 9시 기준 종다리는 일본 오키나와 남서쪽 약 290㎞ 부근 해상에서 시속 19㎞의 속도로 북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종다리의 중심기압은 998h㎩, 최대풍속은 시속 68㎞이며 강풍반경은 240㎞다.
태풍은 초속 17m 이상의 바람이 부는 열대저압부로, 초속 17m 미만의 바람이 불 경우 열대저압부(TD)로 불린다. 종다리는 초속 19m 정도의 상태로 북태평양고기압 가장자리를 따라 북상할 예정이다.
종다리가 한반도 쪽으로 이동함에 따라 오는 20일부터 제주와 남부지방을 중심으로 강한 비가 내릴 전망이다.
제주 앞바다와 전남 남해안은 20일 오전, 전남 서해안은 20일 오후에 태풍 영향권에 들겠으며 최대 100㎜의 많고 강한 비가 쏟아지겠다.
종다리는 북상하며 오는 21일까지 ▲부산·울산·경남, 제주도 30~80㎜(많은 곳 경남남해안, 지리산 부근, 중산간, 산지 100㎜ 이상) ▲광주·전남·전북, 대구·경북, 울릉도·독도 20~60㎜(전남동부남해안 80㎜ 이상) ▲대전·세종·충남·충북 10~50㎜ ▲서울·인천·경기·서해5도, 강원도 10~40㎜의 비를 뿌릴 것으로 보인다.
남해안과 서해안엔 너울성 파도가 예상돼 해상 안전사고에도 유의해야 한다.
다만 태풍의 내륙에 상륙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공상민 기상청 예보분석관은 “태풍의 바로 오른쪽에 북태평양고기압이 버티고 있어 더 오른쪽으로 치우쳐 상륙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했다.
이후 종다리는 오는 21일 오전 열대 저압부로 소멸할 전망이다. 태풍 발생부터 약한 편이라 빠르게 해체되겠다.
종다리가 몰고 오는 비에도 더위가 꺾이진 않을 전망이다.
공 예보분석관은 “열대 해상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북상하기 때문에 비가 오더라도 기온이 쉽게 내려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수도권 등 태백산맥 서쪽 지역에선 종다리로 인해 유입되는 열기에 더해 남동풍류에 의한 지형 효과로 기온이 상승하는 효과가 더해져 폭염이나 열대야가 더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오는 29일까지 아침 최저기온은 23~28도, 낮 최고기온은 30~34도를 오르내리겠고 평년(최저기온 19~23도, 최고기온 27~31도)보다 조금 높겠다. 아울러 최고체감온도가 33도 내외로 올라 무더위와 열대야가 나타나는 날이 많겠다.
한편 지난 16일 서울에 26일째 열대야가 나타나 역대 최장 열대야 기록을 경신한 가운데 이날까지 29일째 열대야가 이어지고 있다. 부산은 25일, 인천은 27일, 제주 35일로 최장 열대야 기록 경신을 이어가고 있다.
김정헌 대기자 tdh1234@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