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확철 타 들어가는 농심… 전남 벼깨씨무늬병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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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확철 타 들어가는 농심… 전남 벼깨씨무늬병 확산
도내 벼 재배면적의 7.2%… 재해보험 접수 6529건
전남도, 농업재해 인정·벼 전량 매입 정부에 건의
  • 입력 : 2025. 10.12(일) 16:37
김민석 국무총리가 지난 7일 전남 장흥군 안양면 해창리를 찾아 벼 깨씨무늬병 피해 현장을 점검하고 있다.
전남 지역에 벼깨씨무늬병이 확산하면서 수확철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12일 전남도에 따르면 자체 조사 결과 지난 달 말 기준 도내 벼깨씨무늬병 발생 면적은 1만295㏊ 규모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8배, 평년보다 2.3배 늘었다. 전남지역 벼 재배면적 14만2402㏊의 7.2%에 달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같은 시점 벼깨씨무늬병 관련 재해보험 접수 건수는 6529건에 달했다.
전남도는 이달들어 피해 면적이 더 늘어났을 것으로 보고 시군을 대상으로 재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벼깨씨무늬병은 고온다습한 환경과 양분 부족 등으로 벼의 잎·줄기 등에 흑갈색의 깨씨같은 무늬가 생기는 병이다. 등숙 불량과 생산량 감소, 품질 저하를 유발한다.
벼깨씨무늬병이 확산하면서 수확을 포기하는 농민도 늘어나는 실정이다.
보성에서 벼 농사를 짓는 A(49)씨는 “심각한 상황이다. 품질 저하와 함께 수확량 감소가 우려된다”며 “병이 확산하면서 수확을 포기하는 농민들도 하나둘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해남 농민 B(85)씨는 “황금색으로 물들어가야 할 논이 흙갈색으로 변하고 있다. 한 해 동안 흘린 구슬땀이 수포로 돌아갈까 걱정이 앞선다”며 안타까워 했다.
전남도는 최근 급격히 확산하는 벼깨씨무늬병 피해를 농업재해로 인정해줄 것을 농림축산식품부에 건의했다.
김영록 전남지사는 지난 10일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을 찾아 지속하는 이상고온으로 피해가 크게 늘어난 벼깨씨무늬병의 농업재해 인정과 피해조사 뒤 복구비 지원, 깨씨무늬병 피해 벼 전량 매입을 요청했다.
유덕규 전남도 식량원예과장은 “정부 설득을 위한 보완자료와 설득논리를 추가로 준비, 농업재해로 인정받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깨씨무늬병’은 벼 이삭에 갈색 점 같은 무늬가 생기고 벼 알곡이 제대로 영글지 않아 수확량이 크게 줄어드는 병이다.
병에 걸린 벼는 겉보기에는 멀쩡해 보이나 실제 수확해 보면 알이 비어 있거나 쭈그러들어 수확이 크게 줄고 상품성이 떨어져 한 해 농사를 망치게 된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에 따르면 올해 나주 지역은 8월 이후 평균 기온이 27.1도 이상에 최고 36.4도까지 치솟은 데다 습도까지 높아 깨씨무늬병이 발병하기 좋은 조건을 갖춘 것으로 파악됐다.
여기에 일부 농경지는 병해가 발병하기 좋은 유기물, 유효규산, 철, 아연 함유량이 낮은 사질토양으로 분석됐다.
하지만 농민들은 단순히 날씨와 토양 탓만 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반남면 농민들은 올해 병해가 확산한 가장 큰 이유는 윤석열 정부가 기존 공공비축미 품종을 다수확 품종인 ‘신동진’을 ‘새청무’로 강제 전환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농민은 “신동진은 우리가 오랫동안 재배해 온 익숙한 품종이고, 병에도 강한 편이었다”며 “전 정부가 쌀 과잉 생산을 이유로 새 품종으로 강제로 전환 시켜 없던 병이 퍼지고 수확량도 줄었다”고 말했다.
문제는 친환경 벼 재배단지라 일반 농약 사용이 거의 불가능해서 병에 한 번 걸리면 속수무책으로 퍼지게 된다는 점이다.
농민들은 “일반 재배단지 같으면 농약을 그때그때 뿌릴 수 있는데, 친환경은 그것도 안 된다”며 “이런 특수한 상황도 고려하지 않고 품종만 바꾼 게 화근”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현재 나주 지역 농민들은 정부에 피해 실태 조사와 보상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정부 정책에 따랐다가 피해를 봤으니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나주시농업기술센터 관계자는 “깨씨무늬병이 발생한 새청무 품종은 나주지역 벼 재배 면적의 60%를 차지하지만 일부 지역에서만 병해가 발생했다”며 “토양 정밀 분석을 통해 향후 비료 처방, 객토 등 다양한 지원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헌 대기자 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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